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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들> 도둑들이 피카레스크 장르가 아니었다면?

by usesake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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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들

도둑들 줄거리

1개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10인의 도둑!

한 팀으로 활동 중인 한국의 도둑 '뽀빠이와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첫 호흡으로 미술관을 멋지게 턴 이들에게 뽀빠이의 과거 파트너였던 마카오 박이 홍콩에서 실행할 도둑질 계획을 제안한다. 감옥에서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가 합류하고 5명은 각자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향한다.

홍콩에서 한국 도둑들을 기다리고 있는 4인조 중국 도둑 첸, 앤드류, 쥴리, 조니. 최고의 전문가들이 세팅된 가운데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한국과 중국의 도둑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것이 목표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계획이지만 2천만 달러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은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그러나 숨기는 것이 있는 마카오 박과 그런 마카오 박의 뒤통수를 노리는 뽀빠이, 마카오 박에게 배신당한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팹시와 팀보다 눈앞의 현찰을 먼저 챙기는 예니콜, 그리고 한국 도둑들을 믿지 않는 첸과 중국 도둑들까지. 훔치기 위해 모였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10인의 도둑들은 서서히 자신만의 플랜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도둑들'이 피카레스크 장르가 아니었다면?

**피카레스크: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등장인물들이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으로 설정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장르

영화 '도둑들'에서는 모든 도둑들이 자신만의 뒷통수 칠 플랜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극 중 스토리가 굉장히 복잡하게 흘러가고 실제로 팀 자체가 와해되었다. 그러나 도둑들이 피카레스크 장르가 아니라 일반적인 하이스트 영화처럼 10인의 도둑들이 서로 배신을 때리지 않고 "태양의 눈물 탈취"라는 공통적인 목표에만 집중하여 협력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를 인물 별로 서술한다.

▶마카오 박(김윤석) : 팀원들을 통수치고 자신만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계획을 전혀 다르게 짰을 것이다. 태양의 눈물이 티파니의 방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고 팀원들에게 미리 공지하고, 팀원들의 역할은 티파니를 VIP룸에 묶어둔 다음 티파니의 방에 잠입하면서 호텔 직원들의 시선을 돌리는 것임을 분명히 했을 것은 덤. 또한 팹시를 별도로 찾아가 4년 전 일에 대해 해명하고 마카오 작전을 시작하기 전 미리 화해했을 수도 있다. 그 후 태양의 눈물을 이용해서 웨이홍을 경찰에 넘긴 후, 아울러 웨이홍에게 거액의 돈까지 뜯어내어 도둑들과 N분의 1로 나눴을 것이다.

▶팹시(김혜수) : 마카오 박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행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인물이다. 마카오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마카오 박의 해명을 듣는다면 상당히 빠른 시점에 마카오 박과 재결합하고 뽀빠이와는 갈라섰을 것이다. 그 후 티파니의 방에서 금고를 성실하게 따며 진정성있게 협조를 한 후 웨이홍의 돈까지 나눠가지며, 아울러 4년 전에 털었던 금괴까지 돌려받고 역시나 작중 최종 승리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마카오 작전 후에 마카오 박의 해명을 듣는다면 뒤늦게 뽀빠이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별도로 뽀빠이를 팀에서 축출하기 위해 마카오 박과 새로운 플랜을 짰을 것이다. 여기서 만일 마카오 박이 4년 전 일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았을 경우가 문제가 되는데, 이 경우에는 나눠받은 웨이홍의 돈을 뽀빠이와 합쳐 마카오 박에게 복수할 밑천으로 삼았을 것이고, 4년 전의 진실에 대해 끝까지 모르는 상태에서 뽀빠이와 잘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뽀빠이(이정재) : 일단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작전은 성공한다 쳐도, 앞으로도 과거의 행적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먼저 작전 성공 후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부터 문제가 생긴다. 작중 초반 이하철의 미술관을 털었을 때 유일하게 CCTV에 잡혔던 사람이 뽀빠이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한국 반장이 체포영장을 가지고 오지 않아 겨우 홍콩으로 출국할 틈이 생겨 빠져나올 수 있겠지만, 귀국 후에는 체포영장을 가지고 왔을 것이기에 그대로 경찰서행이다. 물론 한국 경찰이 무능해서 잡히더라도 어떻게든 빠져나올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제는 팹시와의 러브라인을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만일 마카오 박이 태양의 눈물도 얻고 웨이홍의 돈까지 팀원에게 나눠주게 된다면 팀원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을 것은 뻔하다. 결국 자신 앞에 돌아온 마카오 박과 억지로 친한 척을 해야 하고, 팹시와 따로 마카오 박을 조지려고 해도 마음 한 켠으로는 꽤나 불편할 것이다. 심지어는 마카오 박 쪽에서 뽀빠이에게 복수를 하려 해서 이를 막아야 하거나, 아예 뽀빠이를 석방시키기 위해 마카오 박이 손을 쓴 상황이라면 뽀빠이는 그대로 마카오 박의 따까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결국 팹시와는 다르게 평생 도망다니거나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위치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씹던껌(김해숙) : 마카오 작전 당시 첸과 일본인 부부로 위장해 VIP실에서 티파니를 잡아놓지만, 티파니가 일본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결국 첸이 총을 들고 VIP실을 장악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다만 마카오 박이 탈출 계획을 세워놓았다면 그냥 티파니의 현금까지 덤으로 챙기고 경찰의 추격을 피해 그대로 마카오를 빠져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녀는 첸과 함께 일본으로 가서 살았을지도.

▶예니콜(전지현) : 팹시와 뽀빠이에게 뒤통수 계획이 없을 것이기에 예니콜 입장에서는 잡아낼 만한 빌미도 없다. 그냥 잠파노와 협력해서 티파니의 방을 장악하다가 한국으로 탈출해서 잠파노와 이어졌을 듯하다. 작중 초반 이하철의 미술관을 털 때 같이 있긴 했지만 그 때 이미 경비원들의 검문을 빠져나왔으므로 미술관 건으로 잡힐 만한 증거조차도 없으니 빼박이다.

▶잠파노(김수현) : 역시나 작전을 마치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가서 예니콜에게 지속적으로 대시하고, 결국엔 마음을 얻어냈을 것이다. 작중 시전했던 "복희야 사랑한다"를 한국에서 외치고 사랑을 이뤄냈을 수도 있는 일.

▶첸(임달화) : 씹던껌과 함께 빠져나온 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마카오 작전이 없었더라도 홍콩 경찰은 마카오 박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으므로 마카오 박을 추적하기 위해 한국 경찰과 공조를 요청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을 두고 굳이 마카오 박과 엮여들어갈 수 있는 한국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아마 씹던껌과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후 조니와 앤드류를 불러들이려 했을 듯하다.

▶조니(증국상) : 앤드류와 마카오 호텔의 통제실을 접수했다가 작전을 마치면 살아서 빠져 나온다. 그러나 애초에 중국 팀이므로 되도록이면 첸의 명령을 받으려 할 것이고, 첸을 따라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갈 수도 있다.

▶앤드류(오달수) : 마카오와 홍콩을 빠져나와 도망칠 수 있는 장소의 선택지가 도둑들 중 가장 넓어진다. 원래 한국계였으니 한국으로 가든지, 아니면 첸을 따라 일본으로 갈 수도 있다. 다만 홍콩 경찰이 한국 경찰에 공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나마 일본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안전할 수도 있다.

▶줄리(이신제) : 애초에 홍콩 경찰이고, 원래 목표가 마카오 박이 아닌 웨이홍인만큼, 마카오 박의 팀에 애초부터 잠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동료 경찰들과 독자적으로 웨이홍을 추적하기 위해 움직였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원래부터 알고 있던 마카오 박을 제외한 다른 도둑들의 존재를 모르고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아마 그녀가 한국으로 온다면 마카오 박과 함께 있는 웨이 홍을 잡는 것이 용무의 전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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