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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추천 <하울의 움직이는 성>나르시시스트 하울의 진정한 사랑 찾기

by usesake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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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애니메이션, 판타지, 로맨스, 멜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원작 다이애나 윈 존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언제나 설레는 이름 하울

"아랫동네 여자애는 하울한테 심장을 먹혔대." 이 비주얼과 행동에 어떻게 심장을 바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위험에 처한 소피를 마법의 힘으로 구한 뒤 사뿐히 발코니에 내려주고 "That's my girl." 상큼한 미소를 남긴 채 사라지는 하울.

전시 상황에서 마법사는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미모의 마법사는 동시에 소문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런 하울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황야의 마녀에 꼬리가 밟혀 하울과 아무 관련도 없는 소피는 90살 노파로 만들어 버린다. 하울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던가 라는 말을 남기면서. 소피를 하울과 지독하게 엮어 준 황야의 마녀에게 새삼스레 고맙다. 그렇게 소피의 하울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빨리 영화 초반에 나왔던 K-아이돌 비주얼의 그 매지션 하울을 다시 보고 싶다!

나르시시스트 하울

소피가 하울의 성에 처음 입성하고 자연스레 할일을 찾아 집안 곳곳을 청소한 뒤 하울의 주술이 망가져 하울의 머리 염색 에 문제가 생기자 노여움에 휩싸여 소피에게 화를 낸 뒤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다고 좌절하는 하울. 완전히 패닉에 빠져 자신의 심연에 갇히는 모습을 보면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이기도 한 듯 하다. 자신의 아름다움이 없어지면 사람들이 자신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금발의 하울로 등장했지만 영화를 본지 며칠 뒤에 우리는 하울의 머리 색이 무엇이었는지 중요하지 않다는걸 깨닫게 된다. 심지어 영화 말미에는 어느샌가 본인의 원래 머리인 흑발을 하고 있는데 전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흑발인 채로 다니기 시작할 무렵 눈빛에 생기가 돌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소피와 마르코를 지켜주는 것을 볼 수 있다. 화려한 치장으로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숨기던 하울이 어느새 소피의 보살핌을 받아서인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소피 역시 영화 후반에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도 90세 노파일 때 처럼 여전히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칼인데, 거울을 보고 모자를 눌러쓰는 등 외모 컴플렉스가 있는 것으로 나오는 소피 또한 하울의 사랑과 지지를 통해 그것들을 극복하고 성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난 네가 괴물이라도 괜찮아. 진정한 사랑

이렇게 컴플렉스 덩어리들인 두 사람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고 서로를 지켜주면서 점점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본래의 18살 소피의 모습이었다면 하울의 성에 침입할 일도 없었을 거니와 들어갔다 해도 천연덕스럽게 "난 청소만 할 줄 아는 할미라우." 라며 눌러붙어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노파의 모습이었던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곁에서 정말 할머니처럼 하울을 챙겨주고 도와줄 수 있었고 그런 하울은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치유되며 동시에 저주에 걸려 할머니 모습을 한 소피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또래로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난 네가 괴물이라도 괜찮아." 소피는 진심을 다해 하울을 걱정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떠나지 말 것을 당부한다. 항상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와 주길 바라는 소피와 그런 소피의 마음을 아는지 하울도 소피를 위해 미래를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하울이 어릴 때 혼자서 시간을 보내곤 했던 은신처에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반지만 교환하면 그냥 웨딩마치의 한 장면이다! (심지어 앞서 설리먼과의 결투때 집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반지를 손에 끼워 주었다!)

Howl found his true love.

사랑은 불완전한 사람들을 서로 채워줄 수 있게 한다. 그의 껍데기가 얼마나 잘났건 얼마나 못났건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모자란 부분이 있다. 그 모자란 부분에 갇혀 자신을 옭아매고 자신의 장점마저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실수를 우리들은 많이 봐오면서 자란다. 외모 컴플렉스가 있지만 할머니가 된 후에 거울을 보며 '옷도 잘 어울리고, 이 정도면 괜찮군' 이라고 말하며 나 자신을 다독여주는 소피처럼, 내가 아무리 못나다고 생각해도 나 자신을 다독이고 격려할 줄 알아야 누군가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튼튼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우리는 성장하고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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