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주인공 노먼 맥클레인이 자신의 인생을 토대로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원작은 플라이낚시 기술에 대한 최고의 정보를 전달함과 동시에 미국 문학의 소설 분야에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출처:네이션) 이 드라마 장르에서 브래드 피트가 동생 연기를 맡아 반항적인 캐릭터에 걸맞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서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같은 흥행하는 헐리웃 오락 영화의 배우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기에 무언가 흥미로운 줄거리를 담고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하지만 사실 잔잔한 인생 이야기이다. 플라이 낚시를 매개로 하는 아버지와 두 아들의 생애를 큰 사건 없이 다룬다. 전반적으로 지루할 수도 있지만 1930년대 미국의 의복과 여가 문화도 살짝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배경이 되는 몬태나 주는 금을 캐러 온 많은 사람들의 이주로 인해 1889년 미국의 41번째 주가 되었다. 영화는 1900년대 초 이주민이 정착한 몬태나주의 외딴 마을의 모습을 짐작하게 해준다.
드라이 플라이 낚시 입문을 유도하는 영화
주인공의 아버지는 장로교 목사이자 플라이낚시꾼이다. 그는 두 아들을 양육하는 데에 종교와 낚시의 힘을 빌렸다. 삼부자는 갈등이 있거나 소원해질 때 낚시로 하나가 되었다. 아버지와 주인공 노먼은 폴의 마지막 낚시를 회상할 때 정확히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하였다. 영화는 주일마다 설교를 하는 목사 아버지를 비추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제자들과 갈릴리 바다의 훌륭한 어부들은 모두 플라이낚시꾼이었다고 한다. 낚시는 숭고한 것이라고 자녀들에게 주입시킨 것이다. 자녀들이 부모를 선망하고 잘 따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교육의 일환이다. 은혜는 예술을 통해 오고 예술은 쉽게 오지 않는다. 낚싯줄 던지기는 예술이며 10시에서 2시 방향으로 리듬을 갖고 던져라. 또한 낚시법을 모르는 사람이 낚시는 하는 것은 물고기에 대한 모욕이라는 가르침도 주었다. 이렇듯 플라이 낚시가 숭고하고 예술적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궁금증이 생긴 나는 재빨리 드라이 플라이 낚시를 구글링 해 보았다.
"드라이 플라이낚시는 2차원적 평면에 물의 흐름을 감안하여 낚싯줄을 투척하는 낚시로 물에 뜨는 드라이 플라이로 물고기의 감각을 자극하며 낚는 낚시이다. 성충 모양을 흉내 낸 미끼가 수면을 떠내려가거나 떠다니는 모습을 흉내 내어 하는 낚시이므로 물고기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자연 발생적인 먹잇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고기는 항상 물의 흐름을 향하여 머리를 두고 있으며 약 1m 이내의 대상만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고 후각은 인간보다 800억 배 뛰어나고 미세한 진동까지 감지하여 인간보다 민감하며 더 멀리서도 들을 수 있고, 물속에서 소리는 공기중보다 4배 이상 빠르고 멀리까지 전달된다. (flyfisher119)"
영화는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 또한 보여준다.
노먼의 아버지는 과학도 수학도 아닌 글쓰기를 자신이 직접 진지하게 가르쳤다. 이는 훗날 동생 폴이 신문사에 취직하게 하 는데에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다. 또한 노먼이 결혼하게 되는 제시카에게 쓴 연애편지는 간결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서정적이고 솔직하게 풀었으며 동시에 그의 지적 능력을 드러나게 해준다. 무엇보다 결과적으로 영화 밖 현실에서도 노먼이 문학 교수로 자리 잡고 책을 집필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영화에서 폴은 순종적인 노먼과 다르게 과감하고 열정적이며 때로는 충동적이기까지 하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깨고 통제를 벗어나는 삶의 방식을 택했다. 원주민 여자를 사귀고 술과 도박을 하고 싸움에 휘말리는 등 자기주장이 강한 일들-아버지가 알면 싫어할 만한-을 하고 다녔지만 아버지가 가르친 글쓰기 기술은 신문사에서 일하는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된다. 영화에서 폴이 신문사 기자가 되어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직업을 갖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족이 둘러앉은 식탁에서 오늘은 무슨 이야깃거리가 있는지 묻는 부모님에게 새로 취재한 기삿거리와 일들을 흥미롭게 이야기하며 대화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건강한 소통 거리인 셈이다. 아마 그게 아니었다면 폭력적인 이단아가 되어 사회에서 고립되었을 수도 있을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첨언하건데, 실제로 고인이 어떤 직업이었고 그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까지는 논외이다.)
마무리하며
낚시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이 영화는 잔잔하지만 때로는 거친, 강물이 흐르는 모습을 빗대어 인생을 노래하는 작품이었다. 저마다의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하게 한다. 보수적이고 완고한 양육에서 유연하게 벗어나는 노먼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