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제작된 알레스 프로야스 감독의 SF영화입니다. 지구 종말을 앞두고 주인공 존 (니콜라스 케이지)과 그의 아들 케일럽(챈들러 캔터버리) 의 이야기를 다루며 "노잉"의 미스테리한 분위기와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의 애잔한 선율이 어우러져, 예언된 재난 속 인간 운명과 구원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달합니다.
영화 "노잉" 주인공 존의 처연한 모습과 어울리는 베토벤교향곡 7번 2악장
존은 아내를 잃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홀아비입니다. '일요일 밤 아빠의 핫도그'라는 것을 만들어 아들과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며 가까워지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MIT에서 천체물리학을 가르치는 그는 삶은 무작위론에 따라 살아지는것이라고 말합니다. '모든 것은 그저 우연이다. 연속적인 화학적 사건과 생물학적 변이의 결과이며 거창한 의미따위는 없고 목적도 없다.' 이 말을 하는 그의 눈에는 생기가 없습니다. 동료 교수는 그의 행동들을 보며 그가 아내를 잃고 상심한 나머지 삶의 활기 또한 잃었다고 말합니다. 존은 아빠로서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들과 소통은 커녕 아들에게 거의 다 안된다고 말하기 일쑤입니다.
퇴근 후 아들과 저녁을 챙겨 먹고 설거지를 하고 아들이 자러 간 뒤 아내를 생각하며 홀로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을 비추며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이 흐릅니다. 그는 종교를 믿지 않는 과학자이지만 그의 아버지는 종교인입니다. 그래서 그는 부모님과 거의 절연하다시피 하여 살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이 그를 더욱 고립된 모습으로 보이게 합니다. 영화 "노잉"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은 처연하고 애수가 느껴지는 그의 분위기와 어울려 쓸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결말에서 다시 사용되는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노잉(Knowing)" 결말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 Allegretto가 사용된 것은 매우 인상적인 선택입니다. 감성적이면서도 서늘한 분위기가 영화의 주제와 잘 어우러져, 긴장감과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한층 더 깊게 만든 것 같습니다. 존은 재앙을 예언하는 숫자를 해석해 어떻게든 사고들을 막아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예언의 끝에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서 지구의 종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이 교향곡이 또 한번 사용되었는데, 혼란이 이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주인공 존의 고뇌에 찬 얼굴과, 절연했던 부모가 반기는 집으로 돌아가 위안을 얻는 모습이 동시에 잘 어우러지도록 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한층 더 깊게 전달해 줍니다. 이처럼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은 듣는이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어떤 이들은 슬픔과 고통을 느끼기도 하고 희망과 완강함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존의 아들 케일럽은 에비와 함께 선택된 자들 중 하나로 마치 에덴의 동산같은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모습으로 마무리 되는데,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이 가진 처연하고 쓸쓸하지만 동시에 희망을 주는 느낌과 닮아있습니다.
감상 리뷰
영화와 클래식 음악의 이러한 융합은 관객이 더 깊은 감정을 체험하도록 하며, 단순히 시각적인 이미지만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무언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그 자체로도 강렬한 감정과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노잉" 같은 영화의 컨텍스트 속에서 사용될 때 그 의미와 영향력이 더욱 발휘됩니다. 존이 마지막에 부모님이 계신 집의 문을 두드릴 때 그 문은 마치 교회같아서,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맞닥뜨릴 신이 주신 운명에 초연한 듯한 존의 모습이 인류가 맞이한 운명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신과 성경을 믿지 않지만 이 영화는 SF이면서도 영화 전반에 기독교적 상징을 넣어 재난 영화를 넘어서 인류의 존재 의미에 대해 깊이 성찰할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특히 2악장 Allegretto는 그 우아하고 애잔한 멜로디를 통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내면의 평화와 소망, 또는 슬픔과 그리움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기독교 신자일 경우, 이러한 감정은 신에 대한 믿음, 인생의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믿음 혹은 영적인 평안과 같은 기독교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음악이 주는 평온함과 카타르시스가 기도와 명상을 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이를 통해 신과의 연결을 강화하거나 영적 성찰을 경험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순수한 음악적 아름다움은 듣는 이의 내면에 깊이 파고들어 영적인 울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신념 체계와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영화 "노잉"이 가진 기독교적 이미지의 주제와 베토벤 교향곡의 이미지가 잘 어우러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